핵심 요약: 이재명 대통령이 플라톤의 문구를 인용하며 6·3 지방선거 투표 참여를 거듭 호소했다. 정치 무관심이 ‘최악의 저질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으로 돌아올 수 있다고 경고하며 주권자의 역할을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고대 그리스 철학자 플라톤의 문구를 전면에 내세우며 유권자들의 투표 참여를 강하게 독려했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투표 포기가 결국 ‘최악의 저질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라는 경고로 돌아올 수 있다는 메시지다.
무슨 일이 있었나
이재명 대통령은 31일 새벽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 글을 올려, 민주공화국에서 주권자의 침묵과 투표 포기가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에 대해 경고했다. 대통령은 “정치 무관심의 대가는 최악의 저질들에게 지배당하는 것”이라는 플라톤의 말을 인용하며, 이를 현재 한국 정치 현실과 연결 지었다.
이 대통령은 글에서 투표를 포기하는 행위가 “국민을 속이고 사익을 위해 권력을 남용하며 나와 가족의 삶을 망치는 자들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국민에게 “투표에 적극 참여해 이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는 사실을, 권력은 어디를 향해야 하는지를, 주권자의 뜻이 어디에 있는지를 분명히 보여달라”고 호소했다.
대통령의 투표 독려 메시지는 이날이 처음이 아니다. 6·3 지방선거 사전투표 기간이었던 29~30일에도 이 대통령은 연이어 SNS를 통해 “투표는 민주주의의 생명줄”, “투표를 포기하는 것은 나와 가족의 미래를 포기하는 것과 같다”는 표현을 사용하며 참여를 요청했다. 김혜경 여사와 함께 사전투표 첫날 서울 삼청동 주민센터를 찾아 직접 투표를 마친 뒤에도 관련 메시지를 이어갔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29~30일 이틀간 진행된 6·3 지방선거 사전투표율은 23%대 중반으로, 역대 지방선거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높은 사전투표율에 대통령까지 나서 본투표 참여를 재차 독려하며, 투표율이 이번 선거의 핵심 변수로 떠오른 분위기다.
왜 중요한가
이번 메시지는 단순한 투표 독려를 넘어, 정치 참여를 둘러싼 가치 논쟁을 직접적으로 건드렸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투표를 “개인의 자유” 차원을 넘어 “민주공화국의 주권 행사”이자 “권력 남용을 견제하는 실질적 수단”으로 규정했다.
그가 인용한 플라톤의 문장은 오래전부터 “정치에 관심을 갖지 않으면 결국 더 나쁜 사람들에게 지배당한다”는 의미로 해석돼 왔다. 대통령은 이 문장을 그대로 오늘의 한국 정치에 가져와, 정치 혐오와 무관심을 선택하는 태도가 결국 더 큰 피해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글에서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선출직 공직자를 두고 “내 삶을 풍요롭게 만드는 충직한 머슴이 될지, 세상을 파괴하고 국민에게 고통을 주는 악성 지배자가 될지는 주권자의 손에 달려 있다”고 표현한 부분이다. ‘머슴’과 ‘악성 지배자’라는 대비를 통해 선거가 곧 권력의 성격을 결정하는 분기점이라는 메시지를 강하게 던진 셈이다.
이번 지방선거는 여야 모두에게 향후 국정 운영의 동력을 가늠하는 분수령으로 평가된다. 대통령이 직접 플라톤까지 소환하며 투표를 강조한 것은, 단순히 여야 유불리를 넘어, 낮아진 정치에 대한 신뢰와 참여를 끌어올릴 필요가 있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쟁점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둘러싸고 해석과 공방이 동시에 나오고 있다. 대통령이 “이 말이 불편한 정치인이나 정치 집단이 있다면 그들이 바로 주권자가 투표로 극복해야 할 구태 기득권자들”이라고 적은 대목이 특히 논란의 중심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대통령의 메시지가 특정 정당과 정치인을 겨냥한 것 아니냐는 반발이 제기된다. ‘구태 기득권’이라는 표현이 곧 야당이나 기존 보수 정치세력에 대한 비판으로 읽힐 여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반대로 대통령 측과 여당은 이를 특정 세력이 아닌, 권력을 사익 추구에 악용하는 정치 전반에 대한 경고라는 취지라고 설명한다.
또 다른 쟁점은 대통령의 정치적 메시지 수위다. 헌법상 대통령은 국가 원수이자 행정부 수반으로, 선거 중립 의무와 정치적 발언 사이에서 균형을 어떻게 잡을지 늘 논란이 된다. 이번 발언은 선거운동의 ‘유불리’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강한 어조의 가치 판단과 특정 집단을 겨냥한 듯한 표현으로 인해 정치적 중립 논쟁을 자극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민주주의 이론 측면에서는, 정치 혐오와 무관심이 장기적으로 민주 제도를 약화시킬 수 있다는 경고와, 정치권 스스로 혐오와 냉소를 키운 책임을 어떻게 나눌 것인지도 쟁점으로 떠오른다. 유권자에게만 책임을 돌리기보다, 정당과 정치인들이 신뢰 회복을 위해 어떤 변화를 보여줄지에 대한 논의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다음에 볼 것
우선 관심은 6·3 지방선거 본투표 투표율에 쏠린다. 최고 수준의 사전투표율에 대통령의 연이은 독려 메시지가 더해지면서 최종 투표율이 얼마나 올라갈지가 첫 번째 체크 포인트다. 만약 투표율이 크게 상승한다면, 이 대통령의 발언이 일정 부분 효과를 거둔 사례로 정치권에 남게 될 수 있다.
둘째, 이번 메시지가 정치 무관심·혐오 담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관전 포인트다. 대통령의 발언을 계기로 정치 교육과 시민 교육, 청년층 정치 참여 확대와 같은 정책 논의가 구체화될 수 있다. 정치에 대한 냉소를 줄이기 위해선, 투표 독려를 넘어 정치 시스템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제도 개선이 뒤따를 필요가 있다.
셋째, 앞으로 대통령의 SNS 정치 메시지 수위와 방식도 주목된다. 플라톤 인용처럼 철학적·가치 지향적 언어를 활용하는 방식이 계속 이어질지, 혹은 이번 논란을 계기로 보다 절제된 메시지로 조정될지에 따라 정치권 소통 방식에도 변화가 있을 수 있다.
마지막으로, 야권의 대응과 여야 공방 양상에 따라 이 메시지가 지방선거 이후 정국 구도의 출발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정치 무관심의 대가’라는 문장이 선거 이후 한국 정치가 풀어야 할 숙제로 남을지, 아니면 일회성 논쟁으로 끝날지는 향후 정치권과 유권자 모두의 선택에 달려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