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이재명 대통령이 8박 10일간의 첫 유럽 순방과 G7 정상회의 일정을 마치고 청와대에서 직접 성과를 설명한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레오 14세 교황과의 만남, EU와의 경제·디지털 협력 확대가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8박 10일간의 첫 유럽 순방과 프랑스 G7 정상회의 일정을 마친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직접 성과 브리핑에 나선다. 취임 후 처음으로 유럽을 찾은 이번 일정에서 이 대통령은 벨기에·EU·이탈리아를 잇달아 방문하고, G7 무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레오 14세 교황과 연쇄 회동을 갖는 등 외교 무대를 유럽과 글로벌 현안으로 넓히는 데 집중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이재명 대통령은 8박 10일 동안 벨기에 공식 방문, 유럽연합(EU) 정상회담, 이탈리아 국빈 방문, 프랑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 참석 등 빡빡한 일정을 소화한 뒤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청와대는 이 대통령이 청와대 춘추관에서 벨기에·EU·이탈리아, 그리고 G7 회의에서의 다자·양자 외교를 포괄하는 순방 성과를 직접 설명할 예정이라고 예고했다.
순방의 출발점은 유럽 물류의 허브로 꼽히는 벨기에였다. 이 대통령은 벨기에와의 협력을 강화해 우리 기업의 유럽 물류·투자 거점을 넓히겠다는 구상을 내놓았고, 뒤이어 브뤼셀에서 EU 지도부와 만나 한·EU 협력 구도를 재정비했다. 청와대와 대통령실 브리핑에 따르면 한국과 EU는 안보·방위·교역·투자·과학기술·인적 교류 전반에서 협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세계 최대 단일 시장인 EU와 디지털 통상 협정을 체결해 새로운 통상 질서에 대응하는 기반을 다졌다고 평가했다.
이탈리아에서는 26년 만의 한국 대통령 국빈 방문이 이뤄졌다. 양국은 기존 동반자 관계를 한 단계 끌어올려 이른바 ‘특별 전략적 동반자’로 격상하고, 중소기업·사회연대경제·첨단 과학기술 및 ICT·개발협력 등 네 개 분야에서 부처 간 양해각서(MOU)를 교환하며 협력의 폭을 넓혔다고 정부는 설명했다.
유럽 순방의 외교·안보 하이라이트는 프랑스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였다. 이 대통령은 다자·양자 회담 일정을 이어가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약 90분 동안 환담을 갖고 한미동맹, 중동 정세, 한반도 비핵화·평화 문제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이 북한 문제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협력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바티칸 교황청 방문도 주목을 받았다. 이 대통령은 레오 14세 교황과 단독 면담을 하고 한반도 평화공존 정책과 정부의 구상을 설명하며 국제사회의 지지를 호소했다. 이어 국무원장과의 면담을 통해 교황청의 한반도 평화·화해 지지 입장을 재확인했고, 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orld Youth Day) 성공 개최를 위한 협력도 논의했다. 일부 참모들은 이 대통령이 교황에게 내년 북한 방문을 요청했다고 전했지만, 구체적 일정이나 형식은 공식화되지 않았다.
왜 중요한가
이번 순방은 한국 외교의 무게중심을 전통적인 주변 4강에서 유럽과 글로벌 현안으로 확장하려는 의도가 담긴 일정으로 평가된다. EU는 한국의 3위 교역권이자 디지털·그린 전환을 선도하는 규범 생산지로, 디지털 통상협정 체결은 데이터·플랫폼·AI 규제 환경 속에서 우리 기업의 유럽 진출 불확실성을 줄이고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다는 의미가 크다.
벨기에와의 협력 강화는 물류·에너지·첨단산업 분야에서 유럽 내 ‘거점’을 확보하려는 전략과 맞닿아 있다. 이탈리아와의 관계 격상은 방산·인프라·문화콘텐츠 등에서 구체적 프로젝트로 이어질 경우 실질적 성과를 낼 수 있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G7 무대에서의 트럼프 대통령과의 환담은 한미 정상이 북핵·한반도 문제뿐 아니라 중동 등 글로벌 이슈에 대해 조율했다는 상징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국내 정치적으로는 이 대통령이 ‘실용 외교’와 동맹 관리에서 독자적 색채를 보여주려는 시도로 읽힌다. 교황청 방문은 종교 외교를 넘어 한반도 평화 담론에 도덕성과 국제 여론을 결합하려는 행보로, 이후 남북 대화 재개나 인도적 협력 논의에서 중요한 레버리지로 작용할 수 있다.
쟁점
이번 순방을 둘러싼 쟁점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첫째, 경제 성과의 구체성이다. 정부는 디지털 통상협정, MOU 체결, ‘특별 전략적 동반자’ 격상 등 제도적 성과를 강조하지만, 야권과 일부 전문가들은 투자·일자리·기업 수주 등 눈에 보이는 수치와 프로젝트가 어느 수준으로 이어질지에 대해 추가 설명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실제 효과는 향후 개별 기업 계약과 후속 협정에서 확인될 수밖에 없다.
둘째, 트럼프 대통령과의 환담 성격이다. 청와대는 약 90분간 다양한 현안을 논의했다고 강조하지만, 회담 형식과 구체적 합의 수준, 후속 조치 여부는 아직 제한적으로만 공개돼 있다. 국내 정치 지형상 한미 관계의 미세한 변화도 큰 쟁점이 될 수 있는 만큼, 브리핑에서 어떤 톤과 내용을 담느냐에 따라 여야 평가가 갈릴 가능성이 크다.
셋째, 교황의 ‘북한 방문 요청’ 보도다. 이 대통령이 레오 14세 교황에게 내년 북한 방문을 공식 제안했다는 내용이 전해지면서, 현실성·실행 가능성을 둘러싼 논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교황청과 북한이 모두 동의해야 가능한 사안인 만큼, 실제 추진 여부와 외교적 부담, 종교·인권 의제와의 충돌을 어떻게 조율할지에 대한 논의가 뒤따를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외교 무대에서의 행보가 국내 정치·사법 리스크와 어떻게 맞물리는지에 대한 평가도 이어질 전망이다. 야권은 ‘외교 성과 포장’이라고 비판할 수 있고, 여권은 ‘글로벌 책임국가’ 위상을 강조하며 방어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다음에 볼 것
관전 포인트는 우선 청와대 춘추관 브리핑의 수위와 방식이다. 이 대통령이 어느 정도까지 구체적 수치와 합의를 제시하고, 트럼프·교황 회동 내용을 얼마나 상세히 공개할지가 향후 여론 형성의 분수령이 될 수 있다. 질문·답변 시간이 넉넉히 주어질 경우, 외교 기조와 북핵·중동·대중국 전략까지 포괄하는 ‘이재명 외교 로드맵’의 윤곽이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경제·통상 측면에서는 EU 디지털 통상협정의 세부 조항 공개와 국내 입법·제도 정비 논의가 곧 시작될 전망이다. 데이터 보호, AI·알고리즘 투명성, 전자상거래 규범 등 민감한 이슈가 다수 포함될 수 있어 산업계와 시민사회 간 이해관계 조정이 필요하다.
이탈리아와의 특별 전략적 동반자 관계는 방산·인프라·에너지·문화 교류에서 구체 사업으로 이어지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연내 후속 장관급 회담이나 경제인 사절단 파견이 속도를 낸다면, 이번 순방이 ‘선언’에 그치지 않았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와 관련해선 교황청과의 소통 채널이 얼마나 제도화되는지, 북측과의 접점이 실제로 마련되는지가 중요하다. 교황의 방북 추진 여부, 인도적 지원·종교 교류 확대 논의 등은 향후 국제사회와 북한을 동시에 상대로 하는 ‘다층 외교’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국내 정치 일정과 맞물려 이 대통령의 해외 일정은 계속해서 정치적 해석을 낳을 수밖에 없다. 청와대가 이번 브리핑을 통해 외교 성과를 수치와 로드맵으로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지가, 향후 국정 지지율과 외교·안보 정책 추진 동력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