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방위사업청과 방산 유관기관이 프랑스 파리 ‘유로사토리 2026’에 통합한국관을 열고 K-방산의 신뢰성과 가격 경쟁력, 즉시 공급 가능성을 내세워 유럽 시장 공략에 나섰습니다.
대한민국 방위산업이 유럽 방산시장의 한가운데에서 ‘K-방산’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방위사업청과 방산 유관기관이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지상 방산 전시회 ‘유로사토리(EUROSATORY) 2026’에 통합한국관을 꾸리고, 신뢰성과 가격 경쟁력, 그리고 즉시 인도 가능한 한국 무기체계의 강점을 집중 홍보에 나섰다.
무슨 일이 있었나
방위사업청은 국방기술진흥연구소, 한국방위산업진흥회와 함께 6월 15일부터 19일까지(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로사토리 2026’에서 통합한국관을 설치·운영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2년마다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지상 방산 전문 행사로, 약 2,000여 개 기업과 90여 개국 공식 대표단, 7만6,000명 수준의 참관객이 찾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합한국관의 공식 슬로건은 영어로 “Reliable, Affordable & Available Now!”다. ‘신뢰할 수 있고, 합리적인 가격에, 지금 바로 도입할 수 있는’ 무기체계라는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워, 이미 실전 배치와 수출 경험을 갖춘 K-방산의 이미지를 각인시키겠다는 전략이다.
전시 공간은 크게 정부 홍보관과 기업 전시관으로 나뉜다. 정부 홍보관에서는 한국 방위산업의 성장 과정과 방위사업청, 국방기술진흥연구소 등 주요 기관의 역할, 국산 무기체계의 운용 실적과 기술 수준을 시각 자료 중심으로 소개한다.
기업 전시관에는 국내 방산기업들이 대거 참여했다. 지상무기체계, 무인체계, 지휘통제(C2), 사이버·위기관리 시스템 등 미래 전장 환경을 반영한 첨단 솔루션부터, 실제 수출이 가능한 완성품 무기와 핵심 부품까지 다양한 제품군이 전시된다. 중소·중견기업 10여 곳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등 주요 기업을 포함해 20여 개 국내 방산기업이 통합한국관과 인접 부스에 몰려 배치된 것으로 전해진다.
방위사업청과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현지 무역관과 연계해 수출 상담회를 운영하며, 각국 군 관계자와 방산기업 구매 담당자들을 한국 기업 부스로 연결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전시 기간 중에는 한국 문화 콘텐츠와 연계한 참여형 홍보 프로그램인 ‘코리아 데이(KOREA DAY)’도 진행해, 관람객 유입과 부스 인지도를 끌어올리는 데 집중한다.
왜 중요한가
유럽은 나토(NATO) 동맹국을 중심으로 재래식 전력 증강 수요가 급격히 늘고 있는 시장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재고 보충과 장기적인 군비 증강 계획이 동시에 추진되면서, 지상 전력과 포병, 방공·유도무기, 지휘통제 체계 등 전 분야에서 실제 전력화 경험이 풍부한 공급자를 찾는 움직임이 거세다.
한국 방산업계는 그동안 폴란드 등 동유럽을 중심으로 K2 전차, K9 자주포, 천무 다연장 등 대형 계약을 성사시키며 ‘가성비와 납기’를 강점으로 내세워 왔다. 유로사토리는 이런 성과를 유럽 전역으로 확산시키는 시험대이자, 기존 계약국을 넘어 서유럽 국가들까지 접점을 넓힐 수 있는 창구 역할을 한다.
통합한국관 방식은 개별 기업이 따로 부스를 차리는 것보다 국가 브랜드를 앞세울 수 있고, 인지도가 낮은 중소기업도 함께 조명받는 효과가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정부가 공식적으로 ‘K-방산’이라는 국가 차원의 브랜드를 만들어,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 신속한 생산·인도 능력을 한 번에 패키지로 보여주는 셈이다.
이번 전시회에서 구축된 네트워크는 단순한 전시 홍보를 넘어, 향후 공동개발·공동생산, 기술 협력 등 중장기 협력 논의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방산 수출은 단건 계약이 아니라 수십 년에 걸친 후속 군수지원과 업그레이드를 동반하는 만큼, 이 과정에서 축적되는 레퍼런스와 신뢰는 국내 산업 생태계에 장기적인 수익과 기술 발전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쟁점
다만 K-방산의 유럽 공략이 순탄하지만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럽 주요 방산기업들은 이미 자국 정부와 긴밀히 연결된 공급망을 갖추고 있고, 일자리와 산업 기반 유지를 위해 자국산 우선 조달 정책을 강화하는 움직임도 뚜렷하다. 한국이 가격과 납기로 승부하더라도, 정치·외교적 변수가 경쟁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뜻이다.
또 다른 쟁점은 현지화와 공동 생산 요구다. 일부 유럽 국가는 대규모 도입 사업에서 일정 비율 이상의 현지 생산이나 기술 이전을 조건으로 내걸고 있어, 한국 기업들이 어느 수준까지 조건을 수용할지, 국내 일자리와 기술 보호와의 균형을 어떻게 맞출지가 과제로 꼽힌다.
방산 수출 확대에 따른 윤리·안보 논의도 피할 수 없다. 유럽은 비교적 투명한 무기 수입·사용 규범을 갖춘 지역이지만, 중장기적으로 제3국 재수출과 분쟁지역 이전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항상 존재한다. 수출 심사와 사후 관리 체계를 어떻게 강화할 것인지도 K-방산 신뢰도와 직결되는 변수다.
국내적으로는 방산 수출이 특정 대기업에 지나치게 집중되는 구조를 완화하고, 통합한국관에 참여하는 중소기업들이 실질적인 계약과 매출로 이어질 수 있도록 맞춤형 금융·인증·기술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문도 있다. 통합 전시관이 ‘홍보용 무대’에 그치지 않고, 실제 계약과 프로젝트로 이어지도록 후속 관리가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다음에 볼 것
방위사업청과 유관기관들은 올해 9월 폴란드에서 열리는 국제 방산 전시회 MSPO, 10월 미국 AUSA에서도 통합한국관을 운영할 계획이다. 유럽, 북미, 동유럽을 잇는 주요 전시회에 같은 브랜드 전략으로 참여해, K-방산의 글로벌 위상을 단계적으로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유로사토리 2026에서 한국 기업들이 실제로 어떤 수출 상담 실적과 양해각서(MOU), 후속 협의 계획을 확보하는지, 그리고 폴란드·미국 전시회로 이어지는 연속 출전이 구체적인 계약과 공동 프로젝트로 이어질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아울러 나토 회원국들의 국방비 증액이 중장기적으로 이어질지, 우크라이나 전황과 유럽 안보 환경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도 K-방산의 유럽 내 입지에 큰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정부와 업계가 기술 혁신, 수출 규범 준수, 동맹국과의 안보 협력을 병행하며 ‘양적 성장’뿐 아니라 ‘질적 신뢰’까지 확보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