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경기장 밖에서도 반복되는 '지면 뒤집기'와 '내 탓 없음'의 문화. 한국 정치가 스포츠 패배보다 더 씁쓸한 이유를 짚어본다.

스포츠와 정치는 닮은 구석이 많다. 승패가 갈리고, 관중은 열광하거나 실망한다. 그러나 결정적 차이가 있다. 경기장에서의 패배는 시즌이 끝나면 다음 시즌이 온다. 정치의 실패는 그 대가를 국민이 훨씬 오랫동안, 훨씬 무겁게 치른다.

무슨 일이 있었나

한국 축구 대표팀이 국제 무대에서 기대에 못 미치는 결과를 낼 때마다 한국 사회는 뜨겁게 끓어오른다. 감독 경질 요구, 협회 비판, 선수 개인에 대한 도를 넘는 비난. 그런데 이 패턴은 어딘가 낯익다. 정치권도 비슷하다. 선거가 끝나면 일부는 환호하고, 나머지는 분노한다. 그리고 이내 '반성'을 약속한다. 하지만 구조는 바뀌지 않는다.

더팩트의 취재석 칼럼은 한국 정치 현실이 한국 축구의 구조적 패배주의와 닮아 있다고 지적한다. 패배 이후 책임자를 찾는 데 급급하고, 정작 시스템 자체를 바꾸려는 노력은 뒤로 밀리는 현상이 반복된다는 것이다. 협회가 바뀌어도 방식은 그대로이고, 정권이 바뀌어도 구조는 그대로다.

왜 중요한가

이 비교가 단순한 수사가 아닌 이유는, 두 영역 모두 '책임 없는 문화'가 핵심 문제이기 때문이다. 한국 정치에서 책임은 개인에게 귀속되는 듯 보이지만, 실제로는 누구도 온전한 책임을 지지 않는 방식으로 설계되어 있다는 비판이 오래전부터 제기돼 왔다. 선출직 정치인은 임기가 끝나면 자리를 떠나고, 구조적 문제는 다음 세대의 과제로 넘어간다.

오늘(7월 2일) 경제 캘린더에서도 드러나듯, 대한민국은 하루가 다르게 복잡해지는 경제 환경을 맞닥뜨리고 있다. 국제 유가는 미·이란 협상 낙관론 속에 하락세를 보이고, 글로벌 변수는 수시로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친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 경제 정책의 일관성과 신뢰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쟁점

핵심 쟁점은 세 가지로 압축된다.

  • 책임의 소재: 실패가 반복될 때 책임은 어디에 있는가. 개인인가, 시스템인가, 유권자인가. 이 질문에 명확히 답하지 못하는 한 구조는 바뀌지 않는다.
  • 당권과 민심의 괴리: 한 사설은 "당권은 당원에게, 대통령은 국민에게"라는 원칙을 상기시킨다. 정당의 내부 권력 구조가 실제 민의를 얼마나 반영하는가는 지속적으로 논쟁이 되는 지점이다.
  • 개혁의 지속성: 선거 때마다 등장하는 '개혁' 구호가 임기 내내 유지되는 경우는 드물다. 구조 개혁에 대한 정치적 의지가 단기 성과주의에 밀리는 패턴이 반복된다는 지적이 있다.

반론도 있다. 민주주의 체제에서 정치 변화는 원래 느리며, 한국 정치가 과거에 비해 실질적으로 진보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절차적 민주주의의 안착, 정권 교체의 정례화, 시민사회의 성장은 긍정적 지표로 꼽힌다.

다음에 볼 것

당장 7월의 정치 일정이 중요하다. 당내 경선과 정책 조율 과정에서 실제로 '민의'가 얼마나 반영되는지, 책임 있는 발언과 행동이 따라오는지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경제 캘린더가 촘촘하게 짜인 만큼 정치권이 경제 현안에 어떤 방식으로 대응하는지도 주시해야 한다.

축구에서 가장 위험한 팀은 '잘 싸우지만 이기지 못하는 팀'이 아니다. 패배 이후에도 아무것도 바꾸지 않는 팀이다. 한국 정치가 그 팀이 되지 않으려면, 지금이 구조를 직시할 시점이라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