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서울 올림픽공원에는 많은 시민들이 모였다.
뜨거운 날씨, 지친 몸, 긴 기다림 속에서도 그들이 그 자리를 떠나지 않는 이유는 단순한 분노 때문만은 아니다. 그들은 묻고 있다. “내 표는 제대로 지켜졌는가. 국민의 주권은 존중받고 있는가.”
민주주의의 근간은 주권이다.
헌법의 정신은 분명하다.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선거는 그 국민 주권이 실제로 행사되는 가장 중요한 절차다. 그러므로 선거에 대한 의혹이 제기될 때 정치권과 선거 관리 기관이 해야 할 일은 국민을 설득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 앞에 투명하게 설명하고 검증 가능한 답을 내놓는 것이다.
정치권은 지금 이 시민들을 단순한 집회 참가자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그들은 각자의 삶을 두고 나온 사람들이다. 청년은 미래가 흔들릴까 두려워 나왔고, 부모 세대는 자식들이 살아갈 나라를 걱정해 나왔고, 노년 세대는 평생 지켜온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흔들릴까 염려해 나왔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폭력이 아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은 명확한 답이다.
날씨는 너무 덥다.
국민도 지쳤다. 그러나 국민이 지쳤다고 해서 침묵하는 것은 아니다. 국민이 오래 참는다고 해서 잊는 것도 아니다. 국민이 진심으로 사정할 때 정치권은 응답해야 한다. 너무 오래 기다리게 하면, 국민은 더 이상 사정하지 않는다. 그때는 요구가 되고, 심판이 된다.
국민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권, 국민의 목소리를 가볍게 여기는 정치, 국민의 의혹을 조롱하는 권력은 결국 국민 앞에서 심판받는다. 이것이 민주주의의 원리다.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오고, 국민을 무시한 권력은 다시 국민에 의해 내려진다.
지금 필요한 것은 진영 싸움이 아니다.
필요한 것은 투명한 검증, 책임 있는 설명, 그리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제도적 조치다. 선거 관리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면 바로잡아야 하고, 의혹이 있다면 공개적으로 해소해야 한다. 국민의 질문에 침묵하거나 시간을 끄는 것은 가장 나쁜 선택이다.
올림픽공원에 모인 시민들은 대한민국 민주주의에 질문을 던지고 있다.
정치권은 그 질문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
국민의 힘을 무시하지 말라.
국민은 지금 사정하고 있다.
그러나 국민은 영원히 사정만 하지 않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