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특허청 산하 지식재산처가 주요 연예기획사들과 손잡고 연예인의 초상·성명 등 퍼블리시티권을 체계적으로 보호하기 위한 협의체를 공식 출범시켰다. K-콘텐츠 산업이 세계로 뻗어나가는 가운데, 무단 도용과 딥페이크 등의 피해를 막기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고 있다.
정부 지식재산 당국이 국내 주요 연예기획사들과 공동으로 '퍼블리시티권 보호협의체'를 출범시켰다. 연예인의 얼굴·성명·목소리 등 개인적 속성을 상업적으로 무단 이용하는 행위가 급증하고 있는 가운데, 민관이 함께 대응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취지다.
무슨 일이 있었나
지식재산처는 2026년 6월 말, 국내 유력 연예기획사들과 협력해 퍼블리시티권 보호협의체를 공식 출범했다. 퍼블리시티권(Right of Publicity)이란 유명인이 자신의 이름·얼굴·음성 등 고유한 정체성 요소를 상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권리를 뜻하며, 동시에 타인의 무단 도용을 금지할 수 있는 배타적 권리를 포함한다.
협의체에는 대형 연예기획사를 비롯해 법률·지식재산 전문가 그룹이 참여한다. 정기 회의를 통해 침해 사례를 공유하고, 법·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하며, 침해 발생 시 공동 대응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목표다. 정부 측은 협의체 운영을 통해 현행법의 공백을 확인하고, 퍼블리시티권 관련 입법 논의에도 속도를 낼 계획임을 밝혔다.
왜 중요한가
K-팝과 K-드라마가 글로벌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하면서, 연예인의 이미지를 무단으로 활용한 광고·굿즈·온라인 콘텐츠가 급속히 증가하고 있다. 특히 생성형 AI 기술의 발전으로 딥페이크 영상이나 AI 합성 음성을 이용한 무단 도용이 손쉬워졌고, 피해 규모도 빠르게 커지고 있다.
문제는 현행 한국법 체계에서 퍼블리시티권이 명문화된 독립 법률로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는 초상권·성명권 등 민법상 인격권과 부정경쟁방지법의 일부 조항에 의존해 보호가 이뤄지는데, 침해 유형이 다양해지면서 법적 구제의 한계가 뚜렷해졌다. 이번 협의체 출범은 관련 입법을 향한 첫 제도적 발판으로 평가된다.
또한 연예인 개인의 문제를 넘어, 국가 경제적 측면에서도 중요하다. 한류 콘텐츠는 수출 효자 산업이 됐고, 해외에서도 한국 스타의 이미지를 무단으로 활용한 사기 광고나 불법 상품이 넘쳐나는 상황이다. 체계적인 보호 장치가 없으면 K-콘텐츠 브랜드 가치 자체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업계 안팎에서 제기되어 왔다.
쟁점
협의체 출범에 대한 기대와 동시에 몇 가지 과제도 거론된다.
- 입법 공백 해소 시점: 협의체가 현장 의견을 수렴하더라도, 실제 퍼블리시티권 독립 법률이 마련되기까지는 국회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는 불투명하다.
- 중소 기획사·개인 활동 연예인 포함 여부: 초기 협의체 구성원이 대형 기획사 중심이라면, 상대적으로 취약한 중소 기획사나 독립 활동 크리에이터들은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 AI·딥페이크 대응 실효성: 기술 발전 속도가 법·제도를 앞서는 상황에서, 협의체가 실시간으로 침해에 대응할 수 있는 실질적 수단을 갖추고 있는지가 관건이다.
- 국제적 집행 문제: 해외에서 발생하는 무단 도용에 대해서는 국내 협의체만으로는 한계가 있으며, 글로벌 플랫폼이나 외국 정부와의 공조 체계가 별도로 요구된다.
다음에 볼 것
협의체가 공식 출범한 만큼, 앞으로는 구체적인 성과물이 나올지 여부가 핵심이다. 우선 퍼블리시티권 관련 입법안이 국회에 발의되는지, 발의된다면 어떤 내용을 담는지를 주목해야 한다. 또한 협의체가 실제 침해 사례에 대해 공동 법적 대응에 나설 경우, 판례 형성에 미치는 영향도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한편 AI·딥페이크 규제 논의와 퍼블리시티권 보호 입법이 연계될 가능성도 있다. 글로벌 차원에서 AI 생성 콘텐츠에 대한 규제 논의가 활발한 만큼, 한국이 독자적인 기준을 어떻게 수립할지도 지켜볼 지점이다. 협의체의 첫 정기 회의 일정과 거기서 도출되는 안건이 제도화의 향방을 가늠할 첫 신호가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