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에서 브라질에 역전패한 일본 대표팀이 아쉬움 속에서도 ‘세계 정상과의 격차가 좁혀졌다’고 자평했다. 결과는 패배지만 내용과 자신감은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일본 축구대표팀이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에서 남미 강호 브라질에 역전패하며 대회를 마감했다. 스코어는 패배로 끝났지만, 경기 후 일본 대표팀의 표정과 발언에서는 과거와 다른 자신감이 읽혔다.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아쉽지만 세계 정상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고 평가하며 선수들의 경기 내용과 성장에 방점을 찍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일본은 브라질과의 32강전에서 한때 리드를 잡는 등 대등한 승부를 펼쳤지만, 결국 후반전 수비 집중력 저하와 교체 카드 싸움에서 밀리며 역전을 허용해 탈락이 확정됐다. 브라질은 여전히 FIFA 랭킹 상위권을 지키는 전통 강호이고, 일본은 랭킹과 역사적 전적에서 열세인 팀으로 여겨져 왔다. 그럼에도 이번 경기는 슛 수와 압박 강도, 공수 전환 속도 등 경기 내용 면에서 일본이 크게 밀리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모리야스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이번 대회를 "세계 정상급 팀들과 맞붙어 우리 위치를 확인한 시간"으로 정의했다. 그는 브라질전에서 선수들이 보여준 전방 압박과 과감한 빌드업, 측면 돌파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이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경기 운영을 선수들이 스스로 해냈다"고 강조했다.

왜 중요한가

일본의 이번 브라질전은 단순한 32강 탈락 경기가 아니라 아시아 축구의 위상 변화와 연결되는 상징적인 장면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일본은 그동안 월드컵 무대에서 유럽과 남미 강호에 맞서 ‘버티는 축구’에 머물렀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이번 경기에서는 점유율과 공격 주도권에서 일정 부분 우위를 점하고, 라인 간격을 끌어올린 ‘주도적 플레이’를 시도했다.

이러한 변화는 아시아 팀이 세계 최상위권 국가와 맞붙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전술적 옵션이 넓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일본은 지난 몇 년간 유럽 클럽에서 뛰는 공격수와 수비수들을 중심으로 선수층이 두터워졌고, 전술적으로도 전방 압박과 빠른 전환을 반복하며 고강도 축구를 소화할 수 있는 팀으로 변모했다.

모리야스 감독이 "세계 정상과의 격차가 줄었다"고 공개적으로 언급한 것은, 팀 내부에서 월드컵 8강·4강을 실질적 목표로 삼을 만큼 자신감이 높아졌음을 보여주는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는 일본 축구협회가 중장기 로드맵에서 내세우는 ‘월드컵 우승 도전’ 담론과도 맞물린다.

쟁점

다만 이번 브라질전 결과와 감독의 긍정적 평가를 두고 일본 내에서는 엇갈린 시각이 존재한다. 한쪽에서는 FIFA 랭킹 상위권 팀을 상대로도 전술적으로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으로 본다. 역전패라는 결과에도 불구하고, "과거 같으면 일찌감치 흐름을 내줬을 경기를 끝까지 흔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다른 쪽에서는 여전히 ‘결정력’과 ‘경기 관리 능력’의 부족을 지적한다. 일본은 리드를 잡은 뒤 라인을 적절히 조절하거나, 경기 템포를 관리하는 경험에서 브라질보다 뒤처졌고, 후반 중후반 교체 선수 활용에서도 상대의 역동성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이 때문에 "내용은 나아졌지만, 결과를 가져오는 힘은 여전히 차이가 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아시아 축구 전체의 위상과 연결해서 보는 시각도 있다. 일본이 브라질과 대등한 수준의 경기력을 보여줬다는 점은 아시아 팀이 더 이상 ‘이변’에 기대지 않고도 강호를 상대로 승부를 펼칠 수 있다는 신호이지만, 동시에 한국 등 다른 아시아 대표팀과의 상대적 위상 경쟁을 자극하는 요소가 될 수 있다. 브라질을 상대로 한 평가전이나 월드컵 대결에서 각국이 보여주는 경기력과 결과가 아시아 내부에서는 자연스러운 비교의 잣대가 되기 때문이다.

다음에 볼 것

브라질전 석패 이후 일본 축구가 어떤 방향으로 팀을 재정비할지가 향후 관전 포인트다. 모리야스 감독은 이번 대회를 통해 드러난 과제를 ▲수비 라인의 집중력 유지 ▲리드 상황에서의 경기 관리 ▲교체 카드 다양화로 정리하고, 유럽파를 중심으로 세대교체를 가속화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대표팀 차원에서는 북중미 월드컵 이후 아시아컵, 다음 월드컵 예선을 겨냥한 전술 재구성이 이어질 전망이다. 브라질전에서 시도한 높은 라인과 공격적인 빌드업을 유지할지, 혹은 상대에 따라 유연하게 전환하는 ‘멀티 플랜’을 준비할지가 기술위원회와 감독단의 주요 논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일본 축구협회는 유소년·대표팀을 잇는 일관된 축구 철학을 강조해 왔다. 이번 월드컵에서 드러난 강점과 약점을 토대로, 연령별 대표팀에서부터 압박·전환·결정력 훈련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장기 계획을 손질할 가능성이 크다. 브라질과의 32강전은 단기적으로는 탈락의 상처를 남겼지만, 장기적으로는 일본 축구가 ‘세계 정상’을 실질적 목표로 삼을 수 있는지 가늠해 본 분기점으로 남게 될 것이다.

일본이 다음 대회에서 브라질과 다시 만난다면, 이번의 ‘아쉬운 역전패’가 단순한 기억으로 남을지, 혹은 진짜 격차를 좁힌 재대결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아시아 축구 팬들에게도 일본의 행보는 월드컵 무대에서 아시아 전체의 경쟁력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로 작용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