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 요약: 이재명 대통령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취임 후 처음으로 긍정을 앞섰다. 만기친람식 국정 운영과 국정과제 추진 방식에 대한 피로와 불신이 동시에 분출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취임 이후 처음으로 긍정 평가를 앞섰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지지율 자체의 단기 등락을 넘어, “모든 사안을 대통령이 직접 챙기는” 이른바 만기친람식 국정 운영에 대한 피로와 우려가 겹쳐지고 있다는 해석이 힘을 얻고 있다.

무슨 일이 있었나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에서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5주 연속 하락했고, 긍정 평가보다 부정 평가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이는 취임 후 처음으로 부정 평가가 긍정을 넘어선 시점이라는 점에서 정치권이 주목하는 대목이다. 설문 세부 항목에서는 진보·보수·중도 성향 응답자 전반에서 지지율이 동반 하락한 것으로 전해져, 특정 진영 이탈이 아니라 전반적 피로 누적에 가깝다는 해석도 나온다.

여론 악화의 배경으로는 대통령이 주요 정책·인사·현안을 폭넓게 직접 챙기는 이른바 ‘만기친람’ 스타일이 거론된다. 초기에는 “결단력 있는 리더십”으로 호평을 받았지만, 시간이 갈수록 장관·수석·전문부처의 자율성과 책임성이 약화되고 현안 대응이 대통령 일정과 관심사에 과도하게 종속된다는 지적이 커져 왔다.

최근 청와대 개편으로 주목받은 인사가 김경자 신임 사회수석이다. 그는 복지·보건·노동·교육 등 사회 분야 국정과제의 실행 방안을 조율하는 핵심 역할을 맡는다. 그러나 보건의료계에서는 기대보다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크다는 반응이 전해진다. 의료계 갈등, 필수의료 대책, 건강보험 재정 문제 등 이해관계가 첨예한 의제들이 사회수석실 중심의 ‘정치적 관리’로 흐를 경우, 현장과의 소통이 더 막힐 수 있다는 걱정이다.

이 와중에 세계 경제 질서를 상징하던 원로 인사 한 명의 별세 소식도 전해졌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을 역임하며 ‘세계 경제 대통령’으로 불렸던 앨런 그린스펀이 향년 100세로 타계했다. 긴 세월 글로벌 통화정책을 주도했던 그의 삶은, 위기 국면에서 리더가 시장과 국민 신뢰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의 기준으로 다시 소환된다.

왜 중요한가

첫째, 지지율 구조 변화는 국정 동력의 질적 전환을 의미한다. 취임 초기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60% 안팎의 높은 긍정 평가가 두텁게 받쳐 왔다. 이는 논란이 큰 정책이라도 “일단 추진해 보라”는 여론의 여유를 제공해 왔다. 그러나 부정 평가가 앞서기 시작하면, 같은 정책이라도 “왜 하느냐”는 설명 부담이 커지고 정치적 저항 비용도 높아진다. 특히 중도층 이탈은 선거는 물론, 국회 협상과 사회적 대타협을 이끌어낼 공간을 좁힌다.

둘째, 만기친람식 국정 운영의 한계가 표면화되고 있다. 대통령이 현안을 꼼꼼히 챙기는 것은 단기 위기 상황에서는 유효할 수 있다. 하지만 상시적으로 모든 의제에 대통령이 직접 개입하면, 정책 조정이 느려지고 책임 소재도 모호해진다. 부처는 “대통령 눈치”를 보며 과감한 정책 제안을 주저하게 되고, 인사·예산 같은 중대한 결정이 ‘청와대 보고용’으로 변질될 수 있다.

셋째, 보건·복지 등 생활 밀착 영역에서의 불신은 지지율 하락을 가속화할 수 있다. 의료대란, 응급의료 공백, 간호·의사 인력 갈등 등은 국민이 곧바로 체감하는 사안이다. 김경자 사회수석 체제에 대해 보건의료계가 이미 “정책 방향과 과정이 불투명하다”, “현장 소통이 부족하다”는 우려를 내고 있다면, 향후 필수의료 개편이나 건강보험 개혁 과정에서 갈등이 증폭될 위험이 크다.

넷째, 그린스펀의 별세는 ‘신뢰 기반 리더십’의 중요성을 상기시킨다. 그린스펀은 장기간 저금리 정책과 2008년 금융위기 전후 평가를 놓고 비판도 적지 않지만, 적어도 시장과 국민과의 신뢰를 세심히 관리한 인물로 기억된다. 한국처럼 가계부채, 고금리, 저성장이 겹친 상황에서 정부가 불확실한 메시지를 반복하면, 경제주체들은 소비·투자를 더 움츠리게 되고 이는 곧 체감 경기 악화와 정권 심판 여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쟁점

1) ‘직접 챙기는 대통령’ vs ‘역할을 나눠 맡는 대통령’

여권 일각에서는 대통령의 높은 개입도가 “공약 이행 의지”이자 “관료적 저항을 뚫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옹호한다. 반면 야권과 일부 전문가들은 “내각 책임 정치의 기본을 훼손하는 방식”이라며 비판한다. 현 정권에서 장관과 수석의 교체 속도가 빠르고, 주요 메시지·정책 방향이 수시로 청와대에서 수정되는 모습을 두고 “시스템보다 사람과 감에 의존하는 국정”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2) 사회수석실의 역할 확대, 조정자일까 컨트롤타워일까

김경자 사회수석의 기용으로 사회수석실의 위상은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문제는 그 역할이 ‘정책 조정자’에 머무를지, 실질적인 ‘정책 컨트롤타워’로 부상할지다. 전자의 경우 부처 간 칸막이를 낮추고 사회안전망을 통합 설계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후자의 경우, 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교육부 등 현장과 맞닿은 부처의 전문성이 약화되고, 청와대 중심의 정치적 판단이 세부 정책을 덮어버릴 우려가 있다.

보건의료계가 특히 민감하게 보는 지점은 ‘속도’와 ‘참여’다. 대통령실이 시한을 정해두고 대형 개혁 과제를 밀어붙이면, 이해관계자들은 “정치 일정 맞추기용 정책”으로 인식하기 쉽다. 반대로 충분한 공론화 기간과 참여 설계가 이뤄진다면, 같은 개혁안이라도 저항이 줄어들 수 있다. 지금까지 나온 신호만 보면, 의료계는 후자보다는 전자에 가까울 것이라는 불안감을 드러내고 있다.

3) 여론조사 신뢰성과 ‘경고등’ 해석

어느 여론조사든 표본·시기·질문에 따라 수치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러나 다양한 조사에서 공통적으로 “부정 평가가 늘고 있다”, “지지율 하락 흐름이 이어진다”는 방향성은 대체로 일치하고 있다. 이를 단순한 ‘일시적 노이즈’로 볼지, 국정 기조를 재점검하라는 구조적 신호로 볼지가 쟁점이다. 여권이 “정책 성과가 쌓이면 다시 회복될 것”이라는 낙관에 머문다면, 부정 평가가 더 공고한 새 정상 상태가 될 위험도 있다.

4) 글로벌 변수와 국내 정치의 교차

미국 통화정책을 상징했던 그린스펀의 장례를 계기로, 글로벌 금융·통화 환경은 다시 한번 조명을 받을 것이다. 현재도 미국·유럽의 금리 방향, 지정학적 긴장, 에너지·식량 가격 변동 등은 한국 경제에 직접 영향을 미친다. 이런 상황에서 국내 정치가 혼란스럽고 정부 메시지가 일관성을 잃는다면, 외국인 투자자와 국제 신용평가사에 부정적 시그널을 줄 수밖에 없다. 결국 국정 운영에 대한 국민의 불신은 경제 부담과 맞물려 다시 정치 불신으로 돌아오는 악순환을 낳는다.

다음에 볼 것

첫째, 대통령실의 ‘역할 재조정’ 신호가 나오는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최근 지지율 하락을 계기로, 내각과 수석에게 권한을 이양하고 대통령은 중장기 어젠다와 외교·안보 등 핵심 사안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인적 쇄신 없이 기존 스타일을 유지한다면, 여론의 피로는 더 누적될 수 있다.

둘째, 김경자 사회수석 체제에서 첫 번째 시험대는 보건의료 정책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의료계와의 대화 방식, 필수의료 대책의 설계, 건강보험 재정 관리 방향 등에서 ‘협의와 조정’의 신호가 나오는지, 아니면 ‘속도전’의 신호가 나오는지에 따라 국정 운영에 대한 평가도 달라질 것이다.

셋째, 여론조사 흐름과 실제 정책 방향의 연결고리를 주의 깊게 봐야 한다. 지지율 하락이 곧바로 정책 후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정부가 어떤 지점에서 ‘민심 이탈’을 읽어내고, 어떤 부분에서 정책 기조를 유지하거나 수정하는지를 통해 이 정권의 정치적 감각과 학습 능력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넷째, 세계 경제 환경 변화와 국내 리더십의 상호작용도 관전 포인트다. 그린스펀 이후 세계는 저금리·양적완화·고금리 전환을 거치는 큰 변곡점을 겪어 왔다. 앞으로 한국이 대내외 충격을 관리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복지를 도모하려면, 국내 정치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고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 필수다. 국정 수행에 대한 국민의 평가는 결국 이런 과제를 정부가 얼마나 설득력 있게 수행하는지를 반영하는 ‘실시간 성적표’다.